(시)정희성 - 숲 / 제가끔 서있어도 나무들은 숲이었어

책읽는시간 2015. 6. 30. 21:48

 

 

 

 

 

                                     정희성

 

숲에 가보니 나무들은

제가끔 서 있더군

제가끔 서 있어도

나무들은 숲이었어

광화문 지하도를 지나며

숱한 사람들을 만나지만

왜 그들은 숲이 아닌가

이 메마른 땅을 외롭게 지나치며

낯선 그대와 만날 때

그대와 나는 왜

숲이 아닌가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서로 어울려 숲을 이루고있는 나무들.

나무들과는 다르게 개성도 연대도 사라진 사람들.

 

문득 외로워지는 시이며

숲을 이루고싶어지는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