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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그림책리뷰)엄마마중/이태준/보림
엄마 마중
- 저자
- 이태준 글/김동성 그림 지음
- 출판사
- 보림출판사 | 2013-10-30 출간
- 카테고리
- 유아
- 책소개
- 동양적 서정으로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을 애틋하게 그린 그...
이 책을 가장 처음 접한 건 어린이도서연구회(어도연)의 신입교육 두 번째 시간이었다. 그림책의 그림을 읽는 방법에 대한 강연이었다. 그림으로부터 시대상을 읽는 방법, 등장인물의 움직임 등을 생각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한 나의 첫 인상은 글의 내용보다는 그림에서 다가왔다.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
그런데 오늘 연구회 사람들과 얘기를 해보고 나서는, 내가 글을 제대로 읽지 않고, 그림만을 느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아이의 '슬픔'과 '기다림'을 읽었기 떄문이다. 그래서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 번 그림책을 읽어보고자 한다.
엄마마중은 이태준 작가의 창작동화이다. 원래 글이 먼저 생겼고, 김동성 그림작가가 그림을 덧붙이며 지금의 그림책 '엄마마중'이 탄생하였다. 글만 읽게 되면 대략 이런 내용이다.
1. 아이가 추운 겨울 날 전차정거장에서 엄마를 기다린다.
2. 전차가 올 때마다 차장에게 '우리 엄마 안와요?'라고 묻지만 차장은 쌀쌀맞게 군다.
3. 아이는 눈을 맞으며 엄마를 한없이 기다린다.
열린결말이다. 아이가 엄마를 만났는지 만나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다. 아가는 망부석처럼 엄마를 기다린다.
등장인물은 크게 아가, 차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숨은 등장인물로 엄마도 있다.)
아가의 마음은 어떨까? 두렵거나 무섭진 않을까? 기다리는 것이 지루하고 심심할까? 엄마가 걱정되고 보고싶을까? 아가는 태연하게 차장에게 말을 건넨다. '우리 엄마 안와요?'. 용감하기도 하고 순진하기도 하다. 이번 전차에는 엄마가 오겠지!하던 기대감이 실망스러움으로 바뀐 물음이 아니었을까.
엄마는 무엇을 하러 간걸까? 잠깐 일을 하러 갔는지, 시장에 갔는지? 아니면 피난을 갔다가 영영 헤어진 엄마를 하염없이 기다리는지? 다양한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차장은 참 무심하고 쌀쌀맞다. 현대인의 단상을 보는 듯하다. 아이가 혼자 기다리고 있는데, 전차는 제 시각에 맞춰 출발해야 하므로 주변을 돌아볼 겨를이 없다. 그저 자기 할 일만 하면 되는 것이다.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라고 대답하는 차장은 차갑다. 그래도 마지막 차장은 '다칠라, 너희 엄마 오시도록 한 군데만 가만히 섰거라, 응?'이라고 따뜻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나는 이 그림책의 글도 좋지만, 그림이 정말 좋았다. 동양화를 전공했다는 김동성 작가의 작품이다. 따뜻함이 묻어나는 그림체. 그리고 어린아이가 '다음 전차에는 엄마가 있겠지!'하고 기대하는 바를 잘 보여주는 그림. 이태준 작가가 '우거진 나무 앞으로 전차 한 대가 또 들어옵니다.', 그리고 '노오란 노을을 뚫고 전차 한 대가 하늘을 날아 또 들어옵니다.'라고 표현한 부분을 글을 생략하고 그림으로 아주 멋지게 표현하였다.
'우거진 나무 앞으로 전차 한 대가 또 들어옵니다.'
'노오란 노을을 뚫고 전차 한 대가 하늘을 날아 또 들어옵니다.'
난 엄마를 기다려 본 적이 거의 없다. 항상 엄마가 곁에 있었다. 아니면, 언니랑 놀고 있으면 시간이 금방 가서 지루하거나 엄마를 엄청 기다리거나 하진 않았던 것 같다. 만약 엄마를 기다렸다면 하늘이 세상이 저렇게 초록과 노랑으로 아름답게 보였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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